부동산 한파에도 강남 '신고가'…집주인 세금, 세입자가 부담 [식후땡 부동산]

입력 2022-03-08 13:00   수정 2022-03-08 13:09


올해 초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절반 이상이 실거래 최고가를 새로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래량은 줄어들었지만 체결된 거래들은 하락보다 보합 내지는 상승이 많아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단 분석입니다.

집주인들의 부동산 보유세가 늘자 세입자의 전·월세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셋값이 뛰고 월세 거래가 늘어났다는 설명입니다. 오늘도 부동산 관련 뉴스 전해드립니다.

◆강남구 아파트, 신고가 거래 속출

첫 번째 뉴스입니다.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월 강남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56.6%가 기존 최고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강남구 최고가 경신 비율은 2020년 56.4%, 2021년 57.1%와 비슷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 1차’ 아파트 전용 196㎡는 80억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 64억원보다 16억원 뛰었습니다. 삼성동 ‘동일파크스위트’ 전용 174㎡ 역시 40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 종전 최고가인 21억8000만원보다 18억7000만원 높게 거래됐습니다.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거래량은 줄었지만 체결된 거래들은 하락보다 보합 혹은 상승이 많았다”며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집주인, 부동산 세금 늘자…세입자에 떠넘겼다

부동산 관련 보유세가 빠르게 늘면서 전·월세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보유세 인상이 주택 임대료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9년 3% 미만의 상승률로 안정적이던 서울 주택 전셋값은 2020년 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최근 2년간 23.8% 뛰었습니다.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바뀌면서 서울 월세 비중도 2년간 13.7% 상승했다.

특히 보고서 내 ‘보유세 인상 충격’ 그래프에 따르면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올리자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단기간에 5%로 뛰었습니다. 한경연은 “분석 대상을 종부세 관련 변수로 한정했는데, 공시가 인상으로 재산세 부담도 늘어난 만큼 보유세 인상에 따른 세입자 부담은 실제로 더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약 불패’ 서울 아파트?…1순위 미달 사태

‘청약 불패’ 서울에서 1년 6개월 만에 1순위 미달 아파트가 나왔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일 1순위 청약받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22개 유형 가운데 6개 유형이 미달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나온 것은 2020년 9월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뿐만이 아닙니다. 인천에선 무주택자 당첨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의 전용 99㎡A 1순위 해당 지역, 전용 109㎡A 1·2순위 해당·기타지역, 전용 165㎡P 1순위 해당 지역 당첨자 가점은 '0점'으로 기록됐습니다. 당첨자 평균 가점이 0점이 아니라, 가점제 당첨자가 한 명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정부는 ‘하락’한다는데, 민간은 ‘상승·보합’…헷갈리는 통계

집값을 두고 정부 공인 통계를 기준으로는 하락세를 이어가지만 민간 통계에선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넷째 주(28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3% 떨어졌습니다. 1월 넷째 주(24일) 이후 6주 연속 하락입니다. 반면 KB부동산에 따르면 같은 기간 0.01% 올랐습니다. 1월 넷째 주 0.03%에서 상승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오름세입니다.

정부와 민간 집값 통계가 엇갈리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었고, 집값 고점 인식이 퍼진 데다 대선을 앞둔 관망세 등으로 ‘거래 절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거래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표본이 적어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이 명확해지면 정부와 민간 통계 방향이 얼추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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