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연장이냐 정권교체냐…투표율 80%·세대 대결도 주목

입력 2022-03-08 17:36   수정 2022-03-09 01:20


9일 20대 대통령선거 본투표가 치러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지, 국민의힘이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끌어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의 대선 판세 예측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후보들의 최종 득표율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에도 투표율이 80%를 넘을지, 과거 영호남 지역구도를 깰 수 있을지 등도 이번 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 정권 연장이냐 정권 교체냐
이번 대선을 통해 정권이 연장될지, 정권 교체가 이뤄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유지보다 5~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된다면 정권 교체 여론이 고스란히 선거 결과에 반영되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년간 몰락의 길을 걸었던 보수진영이 완전히 재기에 성공하는 의미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롯해 부동산 세금, 대북 노선 등은 모두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정권 연장에 성공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정권 교체 지지 세력이 윤 후보에게 모두 가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은 또 다른 의미의 정권 교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은 173석의 압도적인 의석수를 가진 거대 여당 ‘시즌 2’를 맞이하게 된다.

이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선 문재인 정부와 다른 대규모 공급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정책에 대한 수정도 예상된다. 또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을 통해 현 정부와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 1, 2위 간 득표율 격차는
여야의 판세 분석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누구의 예측이 맞을지도 관심이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이 후보와 윤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장본인인 김만배 씨가 ‘대장동 게이트’의 종잣돈이 된 부산저축은행 부실 대출 수사를 윤 후보가 무마해줬다는 발언이 공개되면서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4일과 5일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텃밭인 전남(51.4%), 전북(48.6%), 광주(48.3%)가 지역별 투표율 1~3위를 휩쓴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선거 막판 지지층 결집이 이뤄져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이미 대세는 굳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지지율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리보다 얼마나 격차를 낼 것인지가 관심사다. 승리하더라도 여소야대 국면이 불가피해 압승을 거둬야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3) 투표율 80% 넘나
1997년 15대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 80.7%를 기록한 이후 25년 만에 80% 이상의 투표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역대 대선 투표율은 1987년 이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3대(89.2%)와 1992년 14대(81.9%), 1997년 15대(80.7%)까지 연속해서 80%를 넘겼다. 하지만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 2012년 18대 75.8%, 2017년 19대 77.2%에 그쳤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평가와 달리 사전투표율은 36.9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26.06%)보다 10.87%포인트 높은 수치다. 정치권에선 이번 대선에서 80% 이상의 투표율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높은 원인이 지지층 결집보다는 코로나19 영향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전투표율은 높았지만 정작 본투표 당일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야는 공히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당도 불리한 판세를 감지한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4) 지역구도 깨지고, 세대 대결 될까
이번 대선에서 지역별 득표율과 세대별 득표율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여야 모두 이번 대선에서 기존의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는 깨질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최초의 대구·경북(TK) 출신 자당 대선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TK지역에서 30%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의 약세 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40% 이상의 득표율을 예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 30% 이상의 득표율을 낼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가 기존 민주당 후보와 달리 호남의 뿌리가 약하고, 호남 지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윤 후보 지지세가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윤 후보의 꾸준한 호남 방문과 선거 막판 ‘광주 복합쇼핑몰 신설’ 등의 공약이 통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은 세대 대결 양상을 띨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론조사상 4050세대는 이 후보가, 2030세대와 60대 이상은 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역 구도를 청산하고 세대 구도로 새롭게 흘러가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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