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개월간 지켰던 7만원대 '안녕'…떠나는 외국인·기관에 속수무책

입력 2022-03-08 15:42   수정 2022-03-08 15:54


전날 가까스로 7만원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 주가가 '6만전자'로 주저앉았다. 작년 11월 이후 약 4개월만에 6만원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0.86%) 내린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삼성전자는 6만8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11일(6만9900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거래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40억원, 118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나홀로 3111억원 순매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물류난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러시아행 물품 출하도 중단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반도체용 희귀 가스에 대한 수급 차질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시장 평균 기대치가 상승했음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에 따른 매크로 성장 훼손 우려와 금리상승에 따른 주식시장의 할인율 상승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2'의 GOS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GOS는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해상도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된 성능을 제한하기 위해 탑재된 기능이다. 이와 관련 최신 운영체계인 'ONE UI 4.0'부터 소비자 마음대로 비활성화할 수 없는 강제 작동인 데다 기기 성능이 체감될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주들은 최근 GOS 논란과 주가 하락 등을 문제 삼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안건 중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한 반대 투표에 나서는 등 경영진에 대한 불만도 커지는 모습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투심 악화에 반도체 산업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2분기 중 메모리 업황의 완연한 개선이 전망된다며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우려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올해 2분기 중 공급자 우위 구도로 점차 변모하며 하반기부터 디램(DRAM) 가격이 상승 전환할 전망"이라며 "세트 출하의 발목을 잡아왔던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과정 속 공급사들의 신중한 투자 기조가 디램 업황을 우상향으로 이끄는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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