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값 하루 만에 66% 폭등…배터리·완성차업계 한숨만

입력 2022-03-08 17:20   수정 2022-03-09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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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천연가스에 이어 산업재 생산의 필수 원자재인 비철금속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니켈 가격은 단 하루 만에 66% 폭등하기도 했다. 수급 불안에 가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심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배터리 3사는 물론 완성차 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원료 가격 폭등은 전기차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7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선물 3개월물 가격은 t당 4만8078달러에 마감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가격인 t당 2만8919달러보다 66.3% 뛰었다. 역사상 가장 큰 상승폭이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 공급량의 10%를 차지하는 3위 생산국이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구리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t당 1만845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 마감했지만 알루미늄은 5.8% 급등했다.

가솔린 차의 매연을 정화하는 촉매제 원료인 팔라듐 4월물 가격은 8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전일 대비 장중 7.5% 이상 치솟았다. 니켈과 마찬가지로 팔라듐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발(發) 공급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니켈 가격 폭등은 곧바로 전기차 업체에 원가 부담을 가중시킨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러시아로부터 니켈을 수입하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고를 쌓아둔 터라 생산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니켈값이 장기간 고공 행진하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들 기업은 니켈 함량을 90% 안팎으로 높인 ‘하이 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양산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기업은 납품 계약을 맺을 때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속 가격 변화를 배터리 납품가에 연동하는 조항을 넣는다. 원자재 가격 등락이 전기차 원가에 일부 전가된다는 얘기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전기차 제조비 및 판매가가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지는 ‘가격 역전’ 시기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은 6만3000달러로, 전체 평균 가격(4만6000달러)보다 35% 비쌌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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