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 제대로 꽂힌 사우디 오일머니…올 들어 '2조 돈폭탄'

입력 2022-03-08 20:0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넥슨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며 지분율을 7%대로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본 전자공시시스템(EDINET)에 따르면 PIF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일까지 넥슨 지분 1.07%를 추가 매입했다. 취득금액은 234억9161만엔(한화 약 2509억원)이다. 이로써 올 1월 1조원대 첫 지분 투자 이후 현재까지 넥슨에 대한 PIF의 누적 투자 금액은 1970억4462만엔(약 2조1068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면서 넥슨에 대한 PIF 지분율도 6.03%에서 7.09%로 끌어올렸다. 3대 주주인 일본마스터트러스트신탁은행(8.1%)과의 지분율 차이는 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PIF는 이번 매수가 단순투자로, 경영 참여가 아닌 주식 보유에 따른 기본 권리만 행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PIF는 넥슨뿐 아니라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엔씨소프트 총 발행주식의 6.69%에 해당하는 146만8845주의 지분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금액으로는 총 8000억원 상당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그동안 일본·미국 게임사 위주로 투자하던 PIF가 최근 포트폴리오에 국내 게임사를 추가한 데 주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도리어 지분을 적극 늘리는 것은 현재 넥슨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PIF가 넥슨에 집중 투자를 한 이유는 다양하게 포진된 게임 포트폴리오, 향후 잠재력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에서부터 PC 온라인 게임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게임 포트폴리오는 넥슨의 강점으로 꼽힌다. 넥슨은 올해 글로벌 게임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게임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투자 배경에 대해선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향후 출시 예정인 파이프라인을 보고 투자한 것 아닐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PIF는 5000억달러(약 600조원) 규모 기금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IF는 2020년 이후 일본 게임사 SNK 인수를 비롯해 블리자드, 테이크투인터렉티브, EA 등 유명 게임사들에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자상거래, 재생에너지 분야 등의 지분 매입에 약 100억달러(12조35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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