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 확대, 자사주 취득·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카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주주제안에 나선 가운데, 주주환원 강도를 높이며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모양새다.
금호석화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정기주주총회 일시와 안건을 의결해 공시했다. 금호석화는 오는 25일 주총을 열기로 했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4개다. 박 전 상무가 회사 측으로 발송한 주주제안 역시 관련 안건에 함께 상정됐다.금호석화는 올해 별도 당기순이익의 약 43.7%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금호석화는 보통주는 주당 1만원, 우선주에는 주당 1만5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809억원이다.
이번 배당금 규모는 전년보다 약 2.4배 늘린 수준이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은 28.5%에 달한다. 이는 금호석화가 작년에 발표한 배당성향(20~25%)기준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호석화는 주주환원정책의 하나로 자사주도 취득한 뒤 소각할 계획이다. 금호석화는 당기순이익의 15.2%, 총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뒤 소각한다. 자사주 소각은 회사의 발행주식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킨다. 이를 통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배당금 총액과 소각 목적의 자사주 취득에 활용될 재원을 합산하면 총 4309억원에 달한다. 별도 당기순이익의 약 43.7% 수준이다. 반면 박 전 상무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보통주 주당 1만4900원, 우선주 주당 1만4950원의 배당금을 제안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4184억원이다. 배당금 규모는 사측 안건이 주주제안에 비해 적지만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균형을 맞춘 셈이다.
금호석화는 2명의 사외이사도 신규 선임한다. 금호석화 측은 박상수 경희대 경영대 명예교수와 박영우 에코맘코리아 이사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에는 박 교수를 추천했다.
지난해 금호석화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조4618억원, 영업이익은 2조4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5.9%, 224.3% 증가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ESG 성과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 속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배당과 소각 목적의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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