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운동 후반 10일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치교체’와 ‘경제 대통령’을 부각한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의 부패’와 ‘강성 노조’를 비판하고 ‘상식’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2일(2월 15일~3월 8일)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이 후보는 전반엔 ‘검찰독재 저지’ 등을 내세우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유능한 이재명 대 무능한 윤석열’ 프레임으로 선거의 무게중심을 옮긴 반면 윤 후보는 전반은 물론 후반에도 ‘정권심판론’을 계속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신문이 2월 27일~3월 8일 두 후보의 유세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이 후보가 이 기간 유세에서 가장 자주 꺼낸 단어는 ‘정치’(484회)였다. 특히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에 합의하자 이에 맞서 ‘정치 교체’를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난 7일 부산 해운대 유세에서 “이제는 제3의 선택이 가능한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 정치 교체를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경제’(465회)도 정치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 키워드다. 이 후보는 “저를 ‘경제명(경제+이재명)’이라고 불러주더라”(2월 27일, 경남 창원) “이재명한테 맡기면 경제를 확실하게 살려놓을 것”(2월 27일, 경남 양산) 등 자신을 ‘유능한 경제대통령’으로 부각하려 애썼다. ‘리더’와 ‘실력’이란 단어도 각각 66회 사용했다.
선거 막판에는 네거티브보다는 포지티브 홍보 전략을 구사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유능한 대통령 후보”(3월 4일, 강원 춘천)로 내세우면서 ‘기회’(269회)와 ‘위기’(217회)라는 단어를 내세웠다. ‘미래’(266회), ‘희망’(92회)이란 단어도 자주 썼다.
이 후보는 지난달 1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초반에는 ‘보복’ ‘검찰’ ‘신천지’ ‘주술’ 등 부정적 단어를 동원해 윤 후보를 공격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선거운동 막판 10일간 이런 네거티브 용어들은 사용 빈도수에서 상위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윤 후보가 가장 자주 입에 올린 단어는 ‘민주당’(604회)이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양식 있고 훌륭한 분들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5년을 망친 사람들이 다시 이재명 후보에게 몰려가서 이재명의 민주당을 구축하는 주도 세력이 됐다”(3월 1일, 서울 동작)며 민주당을 ‘부패(350회)한 이재명 세력’과 ‘양식 있는 민주당 정치인’으로 구분했다.
유세 막판에는 ‘노동자’(304회)와 ‘상식’(210회)이란 말을 자주 썼다. 윤 후보는 “전체 근로자의 4%밖에 안 되는 강성노조 산하 노동자만 보호하고 그들의 이익만 챙기는 정권이 전체 노동자를 위한 정권이라 할 수 있는가”(3월 5일, 충북 제천)라며 ‘강성노조’(116회)와 이를 비호하는 문재인 정권을 비판했다.
또 “3월 9일은 위대한 국민의 상식과 부패한 세력과의 대결”(3월 3일, 충남 아산)이라고 말하는 등 이 후보와 민주당을 상식적이지 못한 세력으로 규정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선 ‘집값’(165회)과 ‘세금’(144회)을 자주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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