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전시 상황 중인 우크라이나의 국제 의용군으로 참여하겠다며 출국한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에 대해 행정제재와 형사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전 대위가 실제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느냐'라는 질문에 "우리 국민이 우리 정부의 규정된 사전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여권법에 따라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를 진행 중이며 향후 여권법 위반 관련 형사고발도 추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현재 매우 엄중한 전시 상황이다. 이른바 의용군 참가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사전허가 없이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께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씨에 대해 현재 소지 중인 여권에 대한 반납 명령, 미반납 시 여권 무효화, 새 여권 발급 거부 및 제한 등의 행정제재를 내릴 수 있다.
정부는 조만간 외교부 2차관이 위원장이 되는 여권 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 씨에 대한 여권 반납 명령을 공식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한편, 지난 6일 이근은 SNS에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알렸다. 그는 "처음에는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출국하려고 했으나 한국 정부의 강한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 결국 우리는 여행 금지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 징역 또는 1천만원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 받겠다"고 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13일부로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한국 국민이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입국하면 행정제재 및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근 대위는 지난 2007년 해군 사관후보생 102기로 임관한 뒤 UDT(해군특수전전단) 대위로 복무했다. 군사 컨설턴트 겸 유튜버로 활동 중 웹 예능 ‘가짜사나이’에서 훈련 교관으로 활약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러나 그는 채무 불이행, UN 경력 사칭 의혹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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