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 차별화된 투자 전략은? [더 머니이스트-NH WM마스터즈의 금융톡톡!]

입력 2022-03-11 06:51   수정 2022-03-11 10:24

2022년 초반부터 금융시장은 예상하지 못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대부분의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올해 인플레이션 부담이 계속되면서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가 금융시장의 핵심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 속 물가 상승) 부담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봤습니다. NH투자증권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가 주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부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초반 모두가 예상했던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이 일치단결하여 잘 싸워주고 전 세계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푸틴의 의도대로 빠른 키에프 점령과 우크라이나의 항복이 아니라 대치상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이 주도한 러시아 제재에 선진국가 대부분이 동참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 중앙은행과 주요 은행을 배제하기로 하면서 뱅크런이 발생하고 달러라이제이션(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가 미국 달러화를 자국 통화로 공식 채택하는 것)이 가속화되는 등, 러시아 금융시스템이 큰 충격을 받게 됐습니다. 아직까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제 및 그와 관련된 은행은 예외 조항을 받고 있지만, 전쟁이 계속돼 언제 제재 대상이 될 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 세계의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전쟁터인 우크라이나의 수출입의 어려움 등을 통해 전세계 인플레이션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각국이 팬데믹에서 벗어나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기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더불어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양호한 경제 성장을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불확실성을 높이며 전세계 투자와 소비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은 높아지고 경제성장은 둔화되면서 '미니 스태그플레이션'이 화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이슈로 등장한 것은 약 40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1970년대처럼 두가지 이슈가 충돌할 경우에도 달러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미국의 중앙은행(Fed)은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를 여전히 선택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1970년대 Fed가 적절한 통화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던 때 달러의 위상과 Fed의 독립성이 현재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면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부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개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전쟁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NH투자증권은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빠르게 선반영하면서 올해 상반기에 먼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상반기 미국채 10년 금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에 따라 2.2~2.5%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금리는 횡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상반기 미국채 금리가 상승할 때를 이용하여 약 3~6% 수준의 미국과 유럽 기업, 그리고 신흥국 기업들이 달러로 발행한 회사채를 매수할 만하다고 판단됩니다. 2.6%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 국채 10년물과 3~4% 수준의 한국의 회사채, 은행채도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판단됩니다. 거래 증권사를 통해 개별 회사채를 직접 매수할 수도 있고, 거래은행 및 증권사에서 다양한 국내외 채권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해 볼 만한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또 변동금리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 금리 상승할 때 혜택을 보는 뱅크론 펀드도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하이일드 펀드의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기업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지를 신용스프레드를 통해 지켜본 후 안정화되는 하반기 이후 투자가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신흥국 채권 시장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터키와 러시아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배제되는 국가들의 충격이 아직 모두 반영됐다고 판단하긴 어렵기 때문에, 국가별로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신환종 수석 전문위원(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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