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건설주가 들썩이고 있다. 윤 후보의 당선으로 재건축·재개발 물량 증가 및 전반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대형 건설사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3950원(8.94%) 오른 4만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GS건설도 전 거래일 대비 3500원(8.18%) 오른 4만63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물산, 대우건설, DL건설 등도 3~6%대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건설주가 급등한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 때문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선거공약집을 통해 '부동산 정상화'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250만호의 주택공급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대출규제 및 부동산 세제 완화 등을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50만호 공급 목표 중 수도권에서만 130~150만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택 공급은 민간 주도(200만호)로 진행될 예정이다. 재건축·재개발 관련해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완화를 공약했다. 정비사업 규제 외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기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그동안 건설업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던 부동산 규제 등의 완화를 공약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주택 영위 대형 건설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부문의 원가율 정상화와 신사업 등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건설 업종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정부의 경우 공급 증가를 통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시작하는 만큼 향후 공급 증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금융관련 규제완화 방안, 세제 정상화 방안 등이 정권 초기에 집중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떨어트렸던 각종 규제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공급증가를 합리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게 된 만큼 이번이야말로 건설 섹터의 리레이팅이 가능해진 시점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에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기대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활성화다. 기대되는 시장의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도시정비 시장은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한만큼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시장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전국적으로 30년 이상의 노후 주택이 약 370만 가구에 이른다. 1990년대에 지어진 370만 가구의 아파트가 재건축 연한을 넘겨오고 있으며 현재 시공사 선정을 앞둔 재개발·재건축 현장만 100구역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연 수 백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GS건설과 현대건설을 제시했다. 재건축 안전기준 완화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대형 주택 사업자의 우선 수혜가 기대돼서다.
GS건설은 '자이(Xi)',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디에이치(The H)'라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바탕으로 단순 도급 및 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두 건설사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도 뛰어난 수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민간 중심의 주택 공급 확대가 새 정부의 붇동산 정책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건설업종 주가의 우호적 변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수주잔고 내 도시정비 사업 비중이 50%가 넘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강한 브랜드 파워와 서울 정비 사업 활성화 가능성이 맞물려 주택 수주와 분양의 긍정적 흐름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수주 확대로 연결되는 데 발생할 수 있는 시차는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어려운 대외 환경은 정책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가능성 등 부정적인 대외 환경은 어려운 부동산 시장으로 이끌 가능성도 있다"며 "과거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정책효과는 약할 수 밖에 없었다. 향후 윤 당선인의 적극적인 정책 방향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시장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