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과학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시행되면서 과학탐구영역의 중요성이 더 커진 탓이다. 지난해 수능 사회탐구영역 9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평균은 66점으로 과학탐구영역 과목의 최고점 평균보다 5점 낮다. 이에 과학탐구영역을 선택해 고득점을 받는 것이 대입의 주요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고3 재학생 김모군(18)은 “매달 수학에 100만원, 영어에 40만원, 생명과학·지구과학 과외에 50만원가량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특히나 최상위권 학생들은 국·영·수에서 판가름나지 않는다”며 “탐구영역의 점수로 승부를 보는 것이 최근 정시에서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질의 수능 과학탐구영역 모의고사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학원이 서울 대치동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학원은 매주 고난이도 실전모의고사 2회를 제공하는 강의를 앞세워 고3 수험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학생들은 “과학탐구영역 문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기에 공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입시과목이라고 사교육이 덜하진 않다. 최근 국어 비문학 문제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은 ‘불수능’에 대비하기 위한 국어 사교육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수능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2022학년도 수능에서 149점을 기록했다. 2018년도 수능의 경우 134점이었지만 이후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치동 국어 학원들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 문제까지 활용해 학생들의 고난이도 비문학 문제 대비를 돕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공교육을 강화하고 현재 50%까지 떨어진 EBS 수능 연계율을 종전 수준인 70%로 올려 학교 교육으로 수능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계속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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