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J 제치고 SM엔터 품는다

입력 2022-03-11 11:15   수정 2022-03-11 11:57

이 기사는 03월 11일 11: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를 품는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로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는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8.72%를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거래 구조는 카카오엔터가 이 프로듀서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이 프로듀서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재출자하는 방식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 측은 SM엔터가 발행할 신주도 인수해 보유 지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체 거래 금액은 약 1조원 안팎 수준이다. 양측은 이달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SM엔터는 원래 CJ ENM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지난해 말 양측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거래 금액에 대해선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향후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상호간 펼칠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SM엔터가 다시 카카오와 협상을 재개하면서 양측간 협상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카카오는 SM엔터 인수로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3대 연예기획사로 발돋움하게 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SM엔터 인수는 네이버와 벌이는 글로벌 컨텐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연장선상이다. 카카오엔터는 안테나 등 수십여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네이버에 비해 다소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에스파, NCT,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 소속 스타들이 가진 지적재산권을 카카오 플랫폼에 접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수로 카카오엔터의 상장(IPO)에도 한 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약 12조원으로 평가된다. 카카오엔터는 내년까지 20조원의 몸값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에 1조원 이상 투자를 계획 중이라 밝힌 바 있는데, SM엔터의 인수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5월 ‘국민 MC’ 유재석과 유희열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등 작곡가, 보컬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안테나를 인수하기도 했다.

SM엔터도 카카오로의 합류를 통해 기존 ‘디어유’를 비롯한 플랫폼사업의 경쟁력을 한 층 고도화할 전망이다. 카카오 계열 두나무 등과 연계해 NFT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꾀할 것으로 풀이된다. 플랫폼 ‘위버스’를 앞세워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하이브와 경쟁구도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이 프로듀서가 CJ와 협상을 진행중일 때도 SM엔터 측에 지속적으로 인수에 대한 관심을 가져왔다"며 "양측이 올해 들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카카오가 SM측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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