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 원내대표를 '교황 선출 방식(콘클라베)'으로 선출하기로 했다. 소속 의원 전원이 후보가 되며, 과반 동의를 얻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무제한으로 투표하겠다는 의미다. 대선 패배를 두고 책임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1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새 원내대표 선거를 교황 선출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2명 국회의원이 자기가 원하는 원내대표 후보를 써내서 계속 숫자를 줄여나가는 방식"이라며 "입후보 절차가 없이 한 후보가 과반이 나올 때까지 숫자를 줄여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민주당은 입후보 후 투표 절차를 거쳐 과반을 확보한 후보를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투표에서 한 후보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1, 2위 후보를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통상 입후보 과정에서부터 계파는 물론 학연, 지연까지 총동원된다. 민주당에서는 한 계파에서 한 명의 의원을 후보로 추대해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주당이 교황 선출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뽑기로 한 건 선거 과정에서 당내 분열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입후보하게 되면 선거운동 과정에 의원들의 편이 나눠질 수 있고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우리 당의 모습과 괴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물밑에서 계파 간 갈등이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계파끼리 사전 교감 없이 투표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친문(친문재인), 친낙(친이낙연), 친명(친이재명) 등의 계파로 나뉜다. 민주당은 이달 25일 전 원내대표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조미현/전범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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