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줍줍 시점?…"아직 비싸다" 한은의 경고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3-13 14:12   수정 2022-03-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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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지수가 작년 말보다 20%가량 하락하는 등 약세장을 이어가면서 '저가 매수' 시점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미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고평가 구간에 놓여 있고, 추가 조정 우려도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상대적 저평가를 받는 신흥국 주식도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영향에 따라 출렁임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지난 10일 이 같은 분석을 담은 '2022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전날보다 125.58포인트(0.95%) 떨어진 13129.96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16.08% 하락했다.

작년 시장을 달궜던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주식) 등도 큰 폭 조정받았다. 지난 2월 22일 게임스탑(등락률 -39.8%) AMC(-51.5%) 블랙베리(-32.9%) 클로버헬스(-58.9%) MVIS(-53.2%) 등 밈 주식의 주가는 작년 12월 1일과 비교해 30~60%가량 빠졌다. 한은은 "미국 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미국 주식들의 고평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미국 증시의 고평가 근거로 두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하나는 S&P500의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 지난 2월에 37.9배를 기록한 지표다. 최근 20년 새 최고치인 것은 물론 최근 5년 평균치(31.8배)도 웃돌았다. 이 지표는 닷컴 버블이 고조된 지난 1999년 12월(44.2배)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APE는 물가상승률과 경기 변동성을 반영해 S&P500지수의 PER을 도출한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순이익 대비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다른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을 나타낸 버핏지수다. 이 지수는 지난 2월 22일 201.6%를 기록했다. 기준점인 100%를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은 물론 2015년 1월 1일~2023년 2월 22일 평균치(156.2%)도 50%포인트가량 넘어섰다.

한은은 신흥국 주식이 선진국 주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가 고평가 부담이 적다고 평가했다. 2022년 2월 15일 기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선진국 지수 PER의 68%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비율(선진국지수 PER÷신흥국지수 PER) 최근 5년 평균치(75%)를 밑돌았다. 그만큼 신흥국지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은은 선진국·신흥국 증시 조정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은은 "시장이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가 크게 높다"며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거나 예기치 못한 작은 충격에도 미국 등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흥국의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며 "미 달러 강세 폭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 신흥국 자본 유출압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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