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 "국내 최초 엑소좀 신약 곧 임상"

입력 2022-03-13 17:45   수정 2022-03-14 00:30

“오는 9월께 호주에서 엑소좀 신약 임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최철희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엑소좀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일리아스는 지난 2월 호주 식약청(TGA)에 염증 치료제 ‘ILB-20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회사 측은 이달 내 임상 승인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대로 임상 승인이 나면 엑소좀 신약으로 임상에 들어가는 국내 첫 사례가 된다.

엑소좀은 세포 안에서 만들어지는 50나노미터(㎚·1㎚=1억분의 1m) 안팎의 작은 ‘주머니’다. 주머니 안에는 신호전달물질이 들어 있다. 세포를 오가며 이 물질을 전달한다.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엑소좀에 약물을 넣어 원하는 조직에 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선 코디악바이오사이언스(미국)가 수년 전 임상에 진입했다. 최 대표는 “호주 임상은 향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을 때 활용할 수 있어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ILB-202는 엑소좀 내부에 ‘핵인자 카파비(NF-κB)’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을 탑재했다. 핵인자 카파비는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만들어질 경우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리아스는 ‘허혈-재관류 손상’ 치료제로 먼저 개발한다. 허혈-재관류 손상은 장기 이식 등으로 인해 장기에 일시적으로 혈액 공급이 중단됐다가 다시 공급될 때 발생하는 장기 손상이다. 주로 신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핵인자 카파비가 여러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기전이 가장 뚜렷한 것은 허혈-재관류 손상”이라고 했다.

호주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을, 임상 2상부터는 신장에 허혈-재관류 손상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내년 초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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