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8548건으로 집계됐다. 대선 당일인 지난 9일(5만131건)보다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는 등 돈줄 조이기가 본격화하면서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매수세가 줄어들고 거래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10월 3만 건대 후반이던 매물이 이달 초 5만 건대 초반까지 늘었다.
이번 대선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자 매물을 거두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을 기다리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가 지난 9일 922건에서 이날 872건으로 5.5% 줄어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도봉구(-5.2%) 광진구(-4.9%) 동대문·강북구(각 -4.5%) 서초구(-4.3%) 강남구(-4.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줄어들고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비롯해 각종 정비사업 활성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도봉구 ‘창동주공4단지’는 대선 이후 매물이 51건에서 41건으로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포구 ‘도화현대1차’도 같은 기간 38건에서 32건으로 약 15% 줄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아파트 매물이 9만8115건에서 9만4401건으로, 인천은 2만1365건에서 2만546건으로 감소했다. 수도권을 통틀어 대선이 끝나고 5일 만에 총 16만9611건에서 16만3495건으로 6116가구(약 3.6%) 줄어든 셈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갈수록 커지고 집주인 입장에선 세제 개편을 기다리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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