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이었던 사우디, 이제는 시진핑 초청하며 친중노선

입력 2022-03-15 11:40   수정 2022-04-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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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에서 미국의 주요 우방국 역할을 해 왔지만 이제는 친중노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시 주석에게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마단(4월)이 끝난 5월 중 성사가 유력하다. 시 주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는다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첫 해외 방문이 될 가능성도 높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당시 수준의 환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손을 뗀 이후 중동 국가들이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안보·경제 파트너 관계를 맺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최대 교역 상대기도 하다.

트럼프 정권 시절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미군이 아프간에서 철군한 이후에는 러시아, 중국 등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에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 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월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오해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며 미국에 비우호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관여했다는 설이 나온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데 유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했을 때 바이든 행정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 요청을 했으나 OPEC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왔다. 카슈끄지 암살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했던 2019년 시 주석은 중국 베이징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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