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낙폭 과대주로 평가받는 종목들이 늘어나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저가매수 매력이 높아진 사례들이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주 가운데서도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4일 더존비즈온은 3.17% 오른 4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4만300원으로 1년 내 최저가를 쓴 뒤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전자세금계산서 등 기업 정보 관리 소프트웨어를 생산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22.0배로 한달 전 28.8배에서 급격히 낮아졌다. PER이 낮아진 정도로는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상장사 167개 가운데 3번째로 높다. 단기간에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저가 매력이 높아졌단 뜻이다.
한 달새 12개월 선행 PER이 가장 빠르게 떨어진 종목은 LG화학으로 한달 전 19.4였던 PER이 13.6배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이 34.5배에서 26.0배로 낮아졌다. 전체로 보면 167개 상장사 가운데 한달 전 대비 PER이 낮아진 종목은 78개로 절반에 못 미쳤다. 주가가 빠진 만큼 실적 전망치도 떨어진 영향이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밸류에이션이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종목들도 속출했다. SK하이닉스는 PER이 6.5배로 3년 전인 2019년 3월 6.2배 수준까지 빠졌다. 기아도 5.0배까지 PER이 떨어지면서 역사적 범위 하단임은 물론, 3년 전 7.3배보다도 낮아졌다. 삼성SDI도 PER이 22.3배로 2년 전 20.8배 수준까지 빠졌다. 2차전지가 뜨기 전인 코로나19 이전의 눈높이로 돌아가버렸다.
반대로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높아진 종목도 속출했다. 두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러시아 사태와 대선 이후 정책 기대감으로 성장성이 부각된 업종이다.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은 한달 전 7.8배였던 12개월 선행 PER이 10.4배로 높아졌다. 한국가스공사도 4.3배였던 PER이 5.0배가 됐다. 건설주도 재평가받는 업종이다.
반대로 성장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종목이다. 녹십자는 한달 전 23배였던 PER이 33.4배로 오히려 높아졌다. 이 기간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1295억원에서 876억원으로 줄었다. 효성첨단소재도 한달 전 7.0배였던 PER이 9.5배로 올랐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0.4% 감소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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