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연일 폭등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완화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는 연일 30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300명에 육박한다.
현행 거리두기 조치는 오는 20일까지다. 정부는 그동안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 구간을 지나면 거리두기도 대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밝혀왔다.
15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20일 종료됨에 따라 21일부터 적용할 새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현재는 사적모임 인원을 6명까지 제한하고,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의 경우 최근 두 차례의 조정을 통해 오후 9시에서 10시로, 다시 11시로 1시간씩 연장한 상태다.
정부는 16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서면으로 열어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해 방역·의료 전문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등의 의견을 듣고 이후 관계 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논의를 이어간다. 이어 18일 중대본 회의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하고, 오전 브리핑에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가 지난 4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당시부터 '다음번에는 거리두기 조치를 본격적으로 풀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방역조치 추가 완화에 무게를 싣고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이 최근 잇따라 발표한 코로나19 검사·진단 및 의료관리 체계도 방역완화 수순을 염두에 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확진자는 집에서 스스로 치료하게 하고 동선을 더이상 추적하지 않으며 확진자 동거인의 격리 의무도 해제했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도 이미 중단됐다.
더불어 방역당국은 최근 확진자 수가 하루 수십만명 규모로 치솟은 상황에서도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 치명률 지표를 계속 제시하면서 방역 추가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왔다. 중수본은 이날 열린 브리핑에서도 지난 한달 간 오미크론 치명률이 0.1% 이하로, 계절독감 치명률(0.05∼0.1%)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최근까지만 해도 '계절독감 치명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혀왔던 것에 비춰 주목되는 부분이다.
지난 한달 간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음에도 오히려 치명률은 떨어졌다고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유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성급한 조치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는 현 상황에서 방역조치를 풀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더 늘어나 병상 부족 등 의료체계 붕괴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거리두기를 완전히 해제했을 때 확진자 증가 예측 전망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1196명, 사망자는 293명으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치를 기록했는데, 아직 유행 정점이 도래하지 않은 만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당분간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