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기존에 진행한 미사일과 같은 것이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ICBM 관련 발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이번 발사와 같은 장소인 평양 순안비행장서 궤적을 속여 신형 ICBM ‘화성-17형’ 성능 시험 발사를 진행한 바 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이르면 이번주 중 북한이 화성-17형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을 내놨는데, 북한이 이날 화성-17형을 고각으로 발사해 최대 사거리를 시험하려 했지만 실패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향후 협상을 위한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오히려 더 많은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17년 5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처음 성공했는데, 전달인 4월에 약 열흘 간격으로 3차례에 걸쳐 쏜 같은 미사일은 모두 공중 폭발하며 실패했다. 북한은 발사에 성공한 이후에도 같은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북태평양 해상으로 최대 비행거리(약 5000㎞)에 근접하게 발사했다.
한국군도 군사적 대응을 시사하기 시작했다.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ICBM 도발을 감행할 경우 4년여간 중단됐던 미군의 장거리 폭격기가 참여하는 ‘블루 라이트닝’ 훈련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미는 탄도탄 추적요격훈련도 강화하고 맞대응 차원에서 탄도미사일 발사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북한이 2017년 7월 ICBM ‘화성-14형’을 발사했을 때도 각각 탄도미사일 현무-IIA와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정상국가와는 다른 미사일 개발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4월15일 김일성 생일 전까지는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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