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특례 1호 보로노이, 결국 상장 철회

입력 2022-03-16 15:14   수정 2022-03-16 15:15

이 기사는 03월 16일 15: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니콘 특례 상장 1호로 관심을 모았던 약물 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공모주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든 데다 바이오 업종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지난 14~15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배정 물량은 전체 공모 주식의 75%인 150만주로 공모가 하단 기준 75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에는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과 운용기관 몇 곳이 참여했으나 대부분의 투자운용사가 불참했다. 기관 투자가 중 일부는 희망공모가(5만~6만5000원)의 상단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참여 기관 숫자와 신청 수량이 적었던 탓에 공모주를 배정하기 어려웠다. 공모가를 희망 가격보다 대폭 낮추는 방법도 있었지만, 회사 측은 기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로노이는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과정에서 1000억원을 조달하면서 기업가치를 최대 1조20000 억원 대로 평가받았다. DS자산운용, 나이스 F&I, DS 앤 파트너사 ES 인베스터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신라젠 사태 이후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상장 요건이 강화되면서 몸값을 낮췄다. 희망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6667억~8667억원이었다.

증권가는 보로노이가 상장을 재추진할 경우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 회사는 2019년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술평가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시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평가기관 두 곳에서 각각 A,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유니콘 특례로 상장을 추진해왔다. 거래소가 유니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요건으로,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 평가기관 한 곳에서만 A등급을 받으면 상장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 심사 승인의 효력이 유지되는 6개월 내 기업공개를 다시 추진할 수는 있지만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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