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오는 23일 전후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31만∼37만명이 되는 수준에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감소세로 접어든 이후에도 정점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확진으로 인정한 데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 더 높은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의 영향도 반영되면서 확진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60만명을 넘어 정점기에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확산세가 예상보다 높은 상황으로, 정점 구간이 다소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정점 구간에 접근하고 있고, 곧 지나갈 것이라는 기존 모델링의 프레임 자체는 현재까지도 유효하다"며 "확진자 증감 경향이나 정점 도달 시기는 크게 변하지 않지만, 신속항원검사 도입이나 방역 정책 등에 따라 구체적인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62만여명 중 약 7만명은 전날 누락된 확진 인원으로, 이를 제외한 하루 확진자는 55만명 수준이라고 했다.
하루 확진자 규모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데 대해선 최신 방역정책과 진단체계 변화 등을 반영해 예측 모델을 정교하게 다듬겠다고 했다.
이 단장은 "예측 모형은 현시점에서의 변수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이라며 "방역 정책이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인정 등의 여건이 변화하는 경우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건 변화나 생각보다 높은 오미크론의 전파력 등에 의해서도 (예측치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환자 발생 규모나 정점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계산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했다.
이날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정점 도달 시기와 관련해 "이날까지 일평균 확진자가 38만7천명 정도로 예상치였던 일평균 37만명에 도달한 상태"라며 "전문가와 당국 예측 모형을 종합하면 금주나 늦어도 다음 주 초반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당초 예측치를 재확인했다.
당국은 이날 429명으로 급격히 늘어난 데 대해선 집계가 일부 지연됨에 따라, 3일 이내 사망자 206명, 그 이전 사망자 223명이 더해진 수치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발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의료기관에서의 사망 신고가 늦어지고, 이에 전날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누락된 신고까지 합산해 집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사망자 429명 중 92.1%(395명)는 '코로나19 또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으로 분류됐으며, '기저질환 악화'가 5.4%(23명), '미상 또는 불명'이 2.6%(11명)이다.
429명 중 요양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만 148명으로, 연령별로는 80대 이상이 103명, 70대 23명, 60대 11명, 50대 9명, 40대 2명을 기록했다.
이 단장은 "외국 사례나 국내 모델링에 따르면 확진자가 정점에 이른 후 2∼3주 정도 후에 위중증·사망자가 정점에 달하게 된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진행된 이후 환자 증가와 함께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국은 오미크론의 우세종화 이후 재감염 사례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지만, 국내 전체 확진자에서 재감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유럽에선 재감염 비율이 최대 1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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