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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출간되자마자 일본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13세부터 읽는 지정학(13からの地政)》은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지정학 책이다. 정치부, 경제부, 국제부를 거쳐 모스크바 특파원까지 지낸 20년 경력의 신문기자 다나카 다카유키(田中孝幸)는 다양한 국제정치 현장을 누비며 취재하는 동안 지정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는 지정학을 이해하면 뉴스의 이면, 전쟁과 갈등의 역사, 역사 문제의 본질 등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서 ‘삶의 무기’이자 ‘미래를 위한 나침반’으로서 지정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소년 대상의 책이지만 성인 독자들도 읽으면서 신선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고등학생, 중학생 오누이와 ‘가이조쿠’라고 불리는 노인 사이의 흥미로운 대화체로 이뤄져 있고, 1일째 ‘물건도 정보도 바다를 통과한다’부터 7일째 ‘우주에서 본 지구본’에 이르기까지 단 1주일 만에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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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조쿠는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자주 침략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하면서 마치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과거사 문제와 강제노역 문제에 대해서도 한·일 간 조약을 강조하면서 법률상으로는 해결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아울러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했고, 그렇게 해서 음악, 영화, 드라마 등에서 세계에서 인정받는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해석한다. 지정학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위치한 곳에 따라 국제 관계를 제멋대로 해석하는 오류 역시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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