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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국의 금융 제재로 외화 표시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할 것이라던 러시아가 1차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는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간은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두 건의 달러 표시 채권 이자 1억1700만달러를 씨티그룹에 송금했다. 이번 거래에서 JP모간은 러시아의 외국환 거래 등이 원활하도록 돕는 환거래은행이었다. 씨티는 채권 발행자로부터 돈을 받고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지급대리인 역할을 맡았다.
JP모간은 이번 거래가 제재 위반 사유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6일 미국 정부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해당 채권의 이자 납기일이었다. 앞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외화 표시 채권을 루블로 갚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지난 뒤 러시아가 ‘디폴트’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예상과 달리 해당 채권 투자자 일부가 17일 이자를 달러로 수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 재무부는 오는 5월 25일까지 미국인이 러시아 정부나 중앙은행으로부터 만기 채권 상환금과 이자, 배당금 등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자 지급에 나섰지만 유럽 투자자 중 일부는 기술적 문제 등으로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에만 세 건의 국채 이자 및 원금 지급을 앞둔 러시아는 다음달 4일 2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CC’로 한 단계 낮췄다. 디폴트보다 두 단계 높은 등급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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