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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비씨카드는 각각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시장에 뛰어들었다. 카드 가맹점 정보, 매출 정보 등을 활용해 대출 심사를 한다. 직장인에 비해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대출 문턱이 높았던 ‘사장님’들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소상공인 매출관리 플랫폼 캐시노트와 손잡은 카카오뱅크, 중소기업 CB사에서 보폭을 확대 중인 한국평가데이터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토스도 플랫폼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CB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는 1호 개인 CB사인 크레파스솔루션의 김민정 대표는 “앱이나 웹 기록 같은 ‘디지털 흔적’ 빅데이터를 갖고 행동의 일관성, 안정성, 꼼꼼함 같은 소비자 성향을 파악해 신용점수를 매기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캘린더를 주기적으로 잘 관리하는지, 직전 1주일 대비 최근 3일간 사용 패턴 변화가 어떤지 등 여러 지표를 바탕으로 개인의 ‘성실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액 대출의 경우 경제력 못지않게 ‘갚으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지표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한 신용점수와 결합해 활용하면 같은 6등급 중에서도 ‘성실한 6등급’을 찾아 더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CB업 칸막이가 사라지고 진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CB 사업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금융) 업체들은 CSS 고도화에 적극적이다. 8퍼센트는 모바일 대출 신청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대, 유의미한 통화 상대방 수, 계약 시 클릭 정확도 등 400여 개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대출 상담자의 목소리 높낮이와 특정 질문에 대한 반응 음성·행동 패턴 등이 부실 고객을 가려내는 데 유의미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피플펀드에 따르면 2금융권 대출을 보유하다가 자사 중금리 대출로 갈아탄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금리 4.5%포인트 인하와 한도 1255만원 증액 효과를 봤다.
물론 나이스신용평가, KCB 등에서 제공하는 신용점수가 여전히 주된 대출 평가 요소다. 하지만 다양한 대안정보를 참고지표로 활용할 때 신파일러들이 대출 승인, 조건 개선 등 혜택을 볼 여력이 생긴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의 2020년 ‘국내 중신용자 대출시장의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 논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요 금융거래 기록이 없는 신파일러의 82.2%가 중신용자(옛 신용등급 기준 4~6등급)다. 자연스레 CSS 고도화가 중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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