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리우폴에 최후통첩…"향후 2주가 분수령"

입력 2022-03-21 17:04   수정 2022-03-22 02:39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2주 넘게 포위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인구 약 43만 명으로 우크라이나에서 10번째로 큰 도시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사실상 폐허가 됐다.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에 몰렸는데도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결사 항전을 외쳤다.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초기 공격을 물리쳤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하루 1000명가량의 사상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개전 이후 현재까지 70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사망하고 약 2만 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 병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날 마리우폴 인근에선 러시아 흑해함대 부사령관인 안드레이 니콜라예비치 팔리 대령이 교전 중 사망했다. 개전 이후 러시아 해군 고위 장교가 숨진 것은 처음이다. 현재까지 전사한 러시아 장교는 6명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에서 내분 조짐이 일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러시아연방보안국(FSB)에서 우크라이나를 담당하는 세르게이 베세다 대령이 가택연금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책임을 물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WSJ는 전쟁 초기에 승기를 잡지 못한 푸틴 대통령이 전술 측면에서 ‘플랜B(대안)’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당장 키이우를 점령하기보다는 동부와 남부를 장악해 압박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지속해서 원거리 포격을 가해 도시에 고립된 시민들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군은 19일부터 이틀 연속 우크라이나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영국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잭 와틀링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2주가 전세를 결정짓는 분기점”이라며 “러시아가 공세를 늦추기보다는 배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평화협상에 ‘촉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 없이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시도들이 실패하면 이번 전쟁은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1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담판 가능성에 대해 “아직 양국 정상이 문서화해야 할 만한 어떠한 합의도 없다”고 밝혔다. 또 “협상 기간에 휴전 체제 도입 문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14일부터 4차 평화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인구 중 1000만 명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전쟁을 멈추기 위한 제3국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터키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양국 간의 합의가 가까워졌다”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을 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지난 16일부터 이틀에 걸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정상회담 주선을 제안했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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