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DLS 손실 우려"…카드·캐피털債 급매물 쏟아지나

입력 2022-03-21 17:41   수정 2022-03-2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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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국내 우량 카드·캐피털 채권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손실을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면서 관련 주요 헤지(위험회피) 자산인 여신전문회사 채권(여전채) 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에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통금리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값을 뜻하는 여전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한 주 동안 평균 0.017%포인트(AA 신용등급, 3년물 기준) 벌어졌다. 여전채 금리가 국고채 금리보다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은 그만큼 하락했다. 여전채 스프레드는 올해 들어서만 총 0.538%포인트 확대됐다.

이날도 여전채 가격 하락세는 이어졌다. 잔존만기 1년2개월짜리 삼성카드 2355회 채권은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 대비 0.18%포인트 높은 연 2.32% 금리로 400억원어치 거래됐다. 만기를 1년9개월 앞둔 현대캐피탈 1884-2회도 0.05%포인트 높은 연 2.65%에 200억원어치 팔렸다.

2020년 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전후처럼 여전채 수요가 줄고, 매물은 급증하는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상품 지수 변동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파생결합증권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여전채가 파생결합증권의 헤지 자산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전채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ELS나 DLS의 기초지수가 급락해 마진콜이 발생하면 관련 헤지 자산인 채권을 급히 매각해 현금화해야 한다. 이때 채권이 제때 제값에 팔리지 않거나, 달러화 환전이 급작스럽게 막힐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생결합증권 헤지용 채권 투자 잔액은 2019년 12월 말 기준 79조원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우량 여전채는 발행이 빈번하고 사고팔기 쉬워 가장 선호하는 헤지용 자산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선언을 전후해 매물이 일시적으로 폭증하면서 채권시장 마비 공포를 일으키기도 했다. 여전채 발행 잔액은 국내 전체 채권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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