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오는 25일, 30일부터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에 대해 보증금 증액 범위 이내로 제한했던 전세대출 한도를 '전체 보증금의 80%'까지로 다시 확대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전세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있었다.
앞서 우리은행이 21일부터 전세대출 한도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신한·하나은행도 잇따라 25일부터 전세대출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날 농협·국민은행도 합류하면서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규제가 모두 풀리게 됐다.
이렇게 되면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는 전셋값 증액 여부와 관계 없이 보증금의 80%까지 꽉 채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전셋값이 3억원인 아파트에 1억원 전세대출을 받아 살고 있던 세입자가 계약 갱신 후 보증금이 4억원으로 올랐다면 이제까지는 보증금 증액분인 1억원까지만 추가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새 보증금의 80%(3억2000만원)에서 기존 대출금을 뺀 2억2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금리가 워낙 많이 오른 탓에 전세대출을 연장할 때도 보증금 증액분만큼만 추가 대출을 받으려는 세입자가 대부분"이라며 "은행이 인위적으로 대출을 제한할 필요가 사라졌다"고 했다.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도 '잔금 지급일'에서 '잔금 지급일 또는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다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다른 곳에서 구한 돈으로 전세금을 내고 우선 입주한 세입자도 전입일로부터 3개월까지는 전세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1주택 보유자는 신청할 수 없었던 비대면 전세대출 제한도 풀린다. 비대면 대출만 취급하는 카카오뱅크 역시 전날부터 1주택자 전세보증금 대출을 재개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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