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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등근육, 탄탄한 엉덩이, 선명한 11자 복근. 전문 보디빌더가 찍은 사진 같지만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다진 일반인들이 찍은 보디프로필이다.
최근 자신의 몸을 사진으로 남기는 보디프로필이 인기다.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2~3개월의 혹독한 노력, 수백만원의 비용을 선뜻 투자하는 2030이 늘고 있다. 과거엔 연예인이나 보디빌더들이 찍는 특별한 사진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일반인들도 살면서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보디프로필 촬영을 꼽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 ‘바디프로필’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만 314만 개에 달한다. 보디프로필 열풍을 타고 피트니스 업계가 성장한 것은 물론이고 사진 촬영, 태닝, 헤어·메이크업 업계까지 가세해 하나의 산업 생태계까지 만들어졌다.
보디프로필을 준비한 60일 동안 하루 세 끼 닭가슴살, 채소, 고구마, 프로틴 셰이크를 먹느라 식비 120만원이 소요됐다. 보통은 몸을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서 퍼스널트레이닝(PT)을 받는 데 160만원가량 들지만, 체육대를 나온 손씨는 PT를 받지 않아 이 비용을 아꼈다. 대신 체형 교정을 위해 필라테스 수업에 60만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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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는 노력으로 몸을 만든 뒤에는 고생이 아깝지 않게 좋은 사진을 남겨야 한다. 홍대입구역 인근의 보디프로필 전문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데는 75만원이 들었다. 손씨도 최대한 다양한 콘셉트로 사진을 찍기 위해 정장, 속옷, 레깅스, 속옷, 운동화 등 다양한 의상을 40만원 들여 준비했다. 흰 피부보다는 태닝한 구릿빛 피부에서 근육이 더 선명히 보이기 때문에 7만원을 들여 일회성 스프레이 태닝도 했다. 속옷 촬영을 위한 브라질리언 왁싱에 11만원, 네일아트에 7만원, 촬영날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에 12만원이 추가로 들었다.
손씨는 “보디프로필을 준비하는 커뮤니티를 보면 최소 300만원은 잡고 시작한다”며 “학생 입장에서 금액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다시 오지 않는 20대를 기록할 수 있고, 노력해서 몸을 만든 뒤 결과물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김씨는 “최근 3년 새 보디프로필 수요가 1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회원 중 20%가량이 보디프로필이나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한다”며 “‘인생샷’을 남기려는 회원도 있고, 눈에 보이는 목표를 설정해 운동 효과를 높이려는 회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니스 시장도 함께 성장해 지난 한 해에만 헬스장 1647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영업 중인 헬스장은 1만1932개로 2년 새 24% 증가했다. 2010년(6461개)에 비해서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호텔업계에서도 관련 상품 내놨다. 하얏트 체인의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은 보디프로필 촬영 전문 스튜디오와 협업해 지난 1월 ‘러브 유어셀프 패키지’를 출시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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