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6兆' 넥슨, 메가딜 나오나…글로벌 PEF·IB 인수팀 가동

입력 2022-03-24 17:23   수정 2022-03-31 16:13

조(兆) 단위 사모펀드(PEF)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눈과 귀가 최근 일제히 한 기업에 꽂혔다. 벌써부터 이 기업 오너가(家) 지인을 통해 인수합병(M&A)을 위한 ‘러브콜’을 보내고 설득 작업에 나서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창업주인 김정주 이사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일시적 ‘오너 부재’ 상태가 된 넥슨의 지주회사 NXC가 주인공이다.

김 이사의 가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6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속세(약 12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고, 전 세계 벤처기업 중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이사 가족들이 지분 승계보다는 매각을 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넥슨은 2019년 M&A 시장에 한 차례 매물로 나온 적이 있었던 만큼 당시 인수에 실패한 원매자들을 중심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성사되면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빅딜이 될 것”이라며 “국내 대형 PEF는 물론 글로벌 PEF들도 최근 일제히 태핑(매각 의사 타진)에 나섰다”고 말했다.

○천문학적 상속세…매물 나오나
투자업계에서 주목하는 대상은 김 이사의 NXC 지분 67.49%다. NXC는 김 이사 외에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자녀가 각각 29.43%와 0.6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72%도 두 자녀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와이즈키즈가 들고 있어 사실상 김 이사의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NXC는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김 이사의 지분 가치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앞서 미국 포브스가 김 이사의 자산 규모를 109억달러(약 13조1600억원)로, 블룸버그가 74억6000만달러(약 9조80억원)로 추정한 적이 있다. 김 이사의 자산 대부분이 NXC 지분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이사 보유 지분 가치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이사 지분을 가족들이 모두 상속할 경우 세율 50%에 최대주주 지분율에 따른 추가 할증을 감안하면 6조원 안팎의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빅테크 눈독에 게임사 ‘귀한 몸’
넥슨은 2019년 매물로 나왔다가 매각에 실패했다. NXC가 보유한 넥슨의 경영권 지분 48%가 M&A 시장에 나왔고 경쟁자인 넷마블과 KKR, MBK파트너스 등 PEF가 대거 뛰어들었지만 거래 성사로 이어지진 못했다.

당시 본입찰 후 넥슨 측의 갑작스러운 매각 중단 통보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나왔지만 결국 가격이 문제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각에 관여했던 한 IB업계 관계자는 “김 이사는 해당 지분 매각가로 10조원 이상을 원했지만 최종 경합에 나선 넷마블과 MBK파트너스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써내면서 결국 김 이사가 매각 의사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넥슨의 몸값은 치솟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주가는 2019년 본입찰 당시 주당 1617엔 수준에서 거래되다가 한때 주당 3500엔 수준까지 급상승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게임이 비대면 산업 수혜주가 된 덕이다.

올 들어 대형 게임사는 더 귀한 몸이 됐다.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분야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잇따라 게임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큰 장 뜬다” PEF들 촉각
주요 IB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 한 해 M&A 자문 분야 순위를 단숨에 결정지을 초대형 딜이라는 판단에서다. 매각이 현실화하면 과거 매각 추진 때 공동 주관을 맡았던 도이치뱅크와 모건스탠리, UBS 세 곳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넥슨에선 도이치뱅크 출신인 알렉스 이오실레비치 글로벌 투자총괄 사장(CIO)이 매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 CIO는 UBS에 근무하던 2011년 넥슨 본사의 일본 상장 자문을 맡은 데 이어 2019년 넥슨 매각 시도 때도 도이치뱅크에서 자문을 담당하는 등 NXC와 넥슨의 핵심 조력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해 7월 넥슨으로 영입된 뒤 지난달 이사회 멤버로 선임되기도 했다.

대형 PEF들도 앞다퉈 전담 팀을 만들어 뛰고 있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김 이사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PEF들이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넥슨 경영진과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런 대형 온라인 게임사가 수년 내에 다시 등장하기는 쉽지 않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시은/차준호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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