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2월 카드·캐피탈사의 여신전문금융업권의 대출은 5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이 약 3조4000억원 줄어드는 등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 규모가 9000억원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카드론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한달간 여신금융협회 등록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BC·NH농협·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6조2819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36조132억원)과 비교하면 2687억원(0.7%) 가량 늘어난 것이다.
카드론 대출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카드론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주요 카드사 ·카드사업부 7곳(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1.84∼14.94%로 집계됐다.
1월과 비교하면 KB국민·현대·하나카드의 금리는 0.05~0.64%포인트 올랐지만, 작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주춤한 것이다. 반면 신한·삼성·롯데·우리카드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0.14~0.7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조정금리를 되살린 결과다. 조정금리는 은행 대출의 우대금리 격으로, 카드사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이용자의 대출 이자를 깎아주는 수준을 의미한다. 지난달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의 카드론 평균 조정금리는 1.31%로 집계됐다. 이는 1월(1.12%)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며, 지난해 말 기준(0.58%)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뛴 것이다. 조정금리는 지난해 상반기(1.01%)를 기록했지만, 대출 규제 여파로 절반 이상 하락한 이후 다시 상승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행보가 달라진 배경으로는 DSR 적용이 꼽힌다. 올해부터 DSR 계산에 카드론도 포함됐다. 카드사들은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우대금리를 확대하면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카드론은 DSR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개인별 DSR 한도를 다 채우더라도 카드론 이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우대금리 확대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기를 맞은 만큼,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도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2~3회 차례로 예상되면서, 시장금리도 오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드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AA+ 3년 만기 금리는 전날 기준 3.10%로, 지난해 말(2.38%)와 비교해 0.8%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자금 조달가격 가격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조달가격이 상승하면 조달비용 원가에 마진을 붙여 내놓는 카드론 등 대출 상품 금리도 올라가는 구조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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