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OB' 이창양 "쑥대밭 된 산업부, 이제 성장전략 주도해야"

입력 2022-03-25 17:23   수정 2022-03-26 01:19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부 기 살리기’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추진으로 위축된 산업부의 분위기를 일신해 실물경제 주무부처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25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사진)는 지난 24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산업부 업무보고 중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그동안 탈원전이다 뭐다 해서 참 힘들지 않았느냐”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산업부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2017년 7월 백운규 장관 취임 이후 산업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충실히 이행하는 부처로 거듭났다. 탈원전에 소극적이던 기존 에너지 라인 간부들은 대거 물갈이됐다. 원전(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국·과장급 공무원 3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던 산업부 공무원들의 자부심은 땅에 떨어졌다. 1급 실장에서부터 촉망받던 국·과장 중 상당수는 민간 기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갓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한 예비 사무관들 사이에서 산업부는 중소벤처기업부·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기피 부처로 전락했다. 이들 5개 부처의 앞글자를 딴 ‘중국산 고기’란 말이 관가에 돌 정도다.

이 간사는 “산업부는 원래 우리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규제 완화와 원전 수출을 추진해온 부처였다”며 “앞으로 규제 완화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신성장 전략을 가장 주도적으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행시 29회 수석인 이 간사는 1986년 상공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산업부 OB’다. 2000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과장을 끝으로 학계로 옮겨 현재까지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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