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년 만에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스페셜 에디션)' 3세대를 선보였습니다. 아이폰SE 시리즈는 쉽게 말해 구형 모델의 디자인에 최신형 프로세서를 더한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애플코리아로부터 신제품을 대여해 사용해봤습니다.
2016년, 2020년에 이어 다음 달 1일 국내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SE 3세대 역시 동일하게 '구형폰 디자인+최신 프로세서' 조합을 계승했습니다. 2017년 출시된 아이폰8과 완전히 동일한 디자인에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전략) 아이폰13의 두뇌인 A15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했습니다.
6년전 출시된 제품 디자인답게 아이폰SE는 최신 스마트폰의 디자인과는 동떨어진 모습입니다. 4.7인치 LCD(액정표시장치) 레티나 HD 디스플레이 위, 아래엔 약 1.5cm 두께의 커다란 베젤(테두리)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폰SE는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유일한 홈버튼을 탑재하고, 터치 ID를 지원합니다.
크기는 138.4mm×67.3mm×7.3mm 구성으로, 성인 남성의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크기를 갖췄습니다. 무게를 재보니 144g~145g 정도로 표시됐는데요, 전작(148g) 보다 소폭 줄어들었습니다. 아이폰SE 3세대가 전작과 달리 5G를 지원해 모뎀 등이 추가 탑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성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폰SE 3세대에서 아쉬운 점은 역시 배터리 용량입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SE 3세대는 2000mAh(밀리암페어시) 정도의 배터리를 장착했는데요, 전작(1821mAh) 대비 소폭 늘어났다고 해도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전력 효율에 특화된 A15 바이오닉 칩셋이 탑재됐다는 점은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외에도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입니다. HDR 모드를 지원하지 않고 60Hz(헤르츠) 화면 주사율만을 지원해 기존 아이폰13 프로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 사용자라면 멀티미디어 활용에 상당히 답답하다고 느껴질 만 합니다. 유튜브를 재생할 경우 1080p 이상 고화질 영상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아이폰SE 3세대는 4GB 램을 탑재했는데요, 전작보다 1GB 늘어났다는 점은 개선된 포인트입니다. 애플은 아이폰 설계 시 iOS의 멀티태스킹에 최적화 형태로 개발해 타사 대비 작은 용량의 램을 탑재해도 괜찮은 성능을 유지하는데요. 아이폰13과 아이폰13 미니도 4GB 램을 장착했습니다.
성능은 전작 대비 크게 개선됐습니다. A15 바이오닉 칩셋을 탑재한 덕분인데요, 긱벤치를 돌려보니 아이폰SE 3세대는 아이폰13 시리즈(프로 맥스 제외)와 비슷한 성능을 보였습니다. 애플은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약 20%~30% 개선됐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원신을 비롯해 다양한 고사양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전작과 동일하게 후면 1200만 화소 단일 카메라, 전면 7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합니다. 뛰어난 이미지 처리 기능을 갖춘 A15 바이오닉으로 빛이 밝은 곳에선 뚜렷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지만, 어두운 환경에선 입자가 뭉개지는 등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조명과 톤, 따뜻함을 조절할 수 있어 인물 촬영 등에선 만족할 만한 사진 촬영이 가능했지만 야간 촬영 기능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저장용량은 64GB, 128GB, 256GB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레드 등 세 가지입니다. 가격은 64GB 저장용량 기준으로 59만원부터 시작해 전작 대비 소폭 올랐습니다. 옛 아이폰의 감성이라는 홈 버튼이 귀환했지만 큰 베젤로 아쉬운 디자인, 성능은 최신형이지만 특별한 것은 없는 장단점이 뚜렷한 제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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