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전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38)가 자녀 4명과 스위스의 한 도시에 도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들을 러시아로 송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서 한 청원인은 "전범인 독재자 푸틴이 아끼는 연인 카바예바가 제재를 피해 스위스에 숨었다"며 "스위스 정부는 카바예바의 거주가 정당한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글을 게재했다.
그는 카바예바를 아돌프 히틀러의 연인으로 알려진 에바 브라운과 비교하며 "카바예바가 러시아로 돌아가도록 스위스 정부가 행동에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은 6만 4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카바예바는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뒤 푸틴과의 사이에서 낳은 것으로 알려진 네 명의 자녀와 스위스 남부 소도시 루가노의 한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가족이 시베리아 알타이산맥에 있는 지하 벙커에 머물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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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인 카바예바는 13세에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로 뽑힌 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세계 선수권 14차례, 유럽 챔피언십 25차례 우승자이나 2001년 약물 복용 논란으로 그해 세계선수권 우승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2007년 러시아 하원(국가 두마) 의원이 되면서 정치계에 발을 들였다. 2008년부터 푸틴 대통령과 염문설이 대두되었으나 크렘린궁은 카바예바를 공식 인정한 적은 없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부인 류드밀라와 이혼 전이었다.
2014년까지 하원 의원 생활을 한 카바예바는 러시아의 최대 언론사이자 푸틴의 자금책으로 알려진 유리 코발추크가 창립한 내셔널 미디어 그룹의 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카바예바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 발다이 언덕의 한 수도원에서 푸틴 대통령과 결혼식을 했다는 설도 있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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