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50달러 넘어서면 기업 70% 적자전환"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르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제 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설문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지난 7~15일 매출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 응답 기업은 151개사다.

응답 기업의 70.1%는 유가가 150달러를 넘으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적자 전환 예상 평균 유가는 배럴당 142달러로 조사됐다. 현 유가 수준인 100달러에서도 적자로 전환된다고 답한 기업은 13.2%에 달했다. 설문에 답한 모든 기업은 유가가 200달러를 넘으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80.1%는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유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당초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76.2%에 달했고,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 상승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76.2%는 유가 상승 여파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64.3%는 당초 계획 대비 5% 이내 범위에서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평균 축소 규모는 2.7% 수준이었다. 유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84.6%가 ‘6개월 이내’로 전망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유가 상승이 장기화하거나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기업 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원유 등의 관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