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못낸 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무산되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자금난으로 인해 남은 인수 대금인 2743억원을 기한까지 내지 못하면서다. 쌍용차가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원 외 잔금 2743억원을 납입 기한인 지난 25일까지 납부하지 못했다. 당초 서울회생법원은 관계일 집회 예정일인 4월 1일의 5영업일 전(25일)까지 대금을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관계인 집회는 채권자 등이 채무 변제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결의하는 절차다. 인수대금 납입이 완료되지 않으면 회생계획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다. 이달 말까지 해지 여부를 결정해 법원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관리인을 중심으로 해당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거래 채권단에 이어 쌍용차 노동조합도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반대하는 상황이라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를 연기해 인수 절차를 계속 밟아가겠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관계사인 에디슨EV(엣 쎄미시스코)가 최대주주인 상장사 유앤아이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할 것”이라며 “관계인 집회를 연기하고, 그동안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디슨EV는 4년 연속 영업손실로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해 추가 인수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재무적투자자(FI)였던 사모펀드(PEF)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는 컨소시엄에서 발을 뺐고, 행동주의 펀드 KCGI도 투자 방식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 쌍용차는 새 주인 찾기에 다시 나서야 한다.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는 등 최악의 경우엔 쌍용차가 기업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디슨EV 주가도 급락했다. 지난 1월 11일 3만6900원에서 이달 25일 1만7450원으로 2개월여 만에 50% 가까이 빠졌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