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전동 킥보드 사고 실태 및 최고 속도 하향 필요성’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 사고 건수는 4502건에 달했다. 작년 발생한 사고만 2177건으로, 2019년(878건)보다 2.5배가량으로 늘었다. 이는 국내 첫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인 ‘킥고잉’이 2018년 출시된 이후 저변이 크게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8년 150대에 불과했던 공유 전동 킥보드는 지난해 6월 기준 14개 업체에서 5만5499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동 킥보드는 법적으로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하지만 국내 자전거도로가 대부분 보행자 겸용인데다 전동 킥보드의 보도 통행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어 보행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동 킥보드 사용자의 69%가 보도에서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전동 킥보드의 최고 속도를 현행(시속 25㎞)보다 낮춰야 한다는 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주장이다. 전동 킥보드가 보행자(시속 4~5㎞)는 물론 자전거 평균 속도(15㎞)보다도 빨라 사고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행자가 시속 25㎞로 주행하는 전동 킥보드에 부딪힐 경우 중상을 입을 확률이 95%에 달하지만, 속도를 시속 20㎞로 낮추면 충격량(운동에너지)이 36% 줄고, 15㎞일 땐 6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전동 킥보드 최고 속도를 대부분 시속 20㎞ 이하로 운영 중이다. 독일은 전역에서 시속 20㎞ 이하를 적용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파리에서 같은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주별로 차이가 있는 미국 역시 워싱턴DC에선 시속 16㎞ 이하로 제한한다. 호주 빅토리아주는 시속 10㎞ 이하로 가장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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