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방역'을 고수하던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28일부터 단계적 봉쇄에 들어갔다. 중국에선 전날 하루 기준 역대 최다 수준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상하이시는 황푸강을 기준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이날 오전 5시부터 4일 동안 황푸강 동쪽을, 1일 오전 3시부터 나머지 서쪽 지역을 봉쇄한다고 전날 오후 8시에 발표했다. 봉쇄 동안 2000만명 이상의 모든 거주자를 대상으로 핵산검사를 실시한다. 검사를 받지 않으면 스마트폰 건강코드가 노란색으로 바뀌어 이후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봉쇄 동안 모든 사람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 자가용, 택시 등을 포함한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도 금지된다. 전기·수도·통신·택배 등 필수지정산업 외 모든 기업은 재택근무를 실시해야 한다. 생활필수품은 비대면 택배로 수령할 수 있다. 봉쇄 소식이 알려지자 상하이 대형 마트 등에서는 생필품을 사려는 주민들이 몰려 일부 품목은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상하이는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의 주거지 아파트 1개 동을 봉쇄하는 식의 '정밀방역'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전면적 봉쇄로 돌아섰다.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24일 1582명, 25일 2269명, 26일 2678명, 27일 3500명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기업인 테슬라는 상하이시 봉쇄 정책에 따라 첫 해외 생산시설인 상하이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테슬라의 상하이공장은 28일부터 봉쇄되는 황푸강 동쪽에 있다. 테슬라는 직원들에게 이날부터 가동을 멈춘다고 통보했으며 재개 시점은 알리지 않았다.
테슬라의 상하이공장은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48만4000여대를 생산한 핵심 시설이다. 테슬라는 현재 연간 생산량을 90만대까지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테슬라의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인 독일 베를린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코로나19 본토 신규 감염자가 6215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기준 2020년 2월 13일 1만5115명 이후 최대치다. 기존 최대치는 당시 중국 보건당국이 누락된 사례를 추가하면서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숫자여서 이번 6000명 돌파가 하루 기준 사실상 최고 기록으로 평가된다.
이달 들어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면서 시작된 중국의 본토 확산 추세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초기인 2020년 초 우한을 중심으로 퍼지던 상황보다 심각하다. 이달 28일까지 누적 감염자는 7만4000여명으로 2020년 2월의 6만7000여명보다 많다.
특히 최근에는 25일 5600명, 26일 5550명, 27일 6215명으로 사흘 연속 5000명을 넘었다. 2020년 1~2월에도 5000명을 넘은 것은 2월 13일과 14일(5090명) 등 2회뿐이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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