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언론이나 국민들이 우려하는 갈등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서로 존중하는 과정에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청와대 여민관 1층까지 나서서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통상 회동 장소에서 방문자를 맞이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상춘재 만찬 때는 이 전 지사가 먼저 도착해 상춘재 앞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예우했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은 뜻밖의 환대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문 대통령에게 목례를 했고,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한 뒤 손을 맞잡았다.
만찬에서도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한우갈비에 와인을 반주 삼아 과거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 실장은 “과거 두 분이 청와대에서 두세 번 만난 이야기부터 반려견 이야기까지 했다”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반려견 이름이 토리로 같다.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헤어질 때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면서 “성공하길 빈다.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고,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며 서로 덕담을 건넸다. 이날 청와대에서 준비한 식사 메뉴인 봄나물 비빔밤과 탕평채도 차기 정부에서 통합과 협치를 기대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두 사람이 상춘재 앞 잔디밭인 녹지원을 걸을 때는 다소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 대해 “여기가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이라고 (윤 당선인이) 극찬하셨던 곳”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이 지난 20일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녹지원을 ‘최고의 정원’이라고 치켜세웠던 것을 상기시켰다. 이어 “이쪽 너머가 헬기장이 (있다)”며 청와대 내 시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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