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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위원장은 지난 8월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융위원장에 올랐다. 그는 은행별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6%대로 억제하는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를 폈다. 금융권에선 가계부채 ‘소방수’로 투입된 고 위원장이 정권 교체 시 '단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새 위원장 후보로는 경제1분과 인수위원들과 전현직 관료들이 거론된다. 인수위원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와 최근 기획위원회 상임기획위원으로 선임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의 대선 경제, 금융공약을 설계한 인물이다. 인수위원인 신성환 금융연구원장과 인수위 고문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금융권에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용대출을 개인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와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율을 금융당국에서 관리하는 강력한 대출규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융권에선 정권교체 즉시 금융위가 신용대출을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행정규제를 풀 것으로 보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등 청년 대상으로 LTV 등의 규제가 완화됨에도 소득 기준에 걸려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정책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5일 개최된 인수위 워크숍에서도 부채 리스크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한국의 신용 갭(Credit-to-GDP gap)은 18.9%로 조사 대상 43개국 중 일본과 태국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신용 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부채(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한 값)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부채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가계부채가 줄고 있다곤 하지만,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진다면 다시 한번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한 대형은행의 여신담당자는 "개인별 DSR 규제의 취지는 '버는 만큼 빌리라'는 것인데, 가계부채 및 금융회사의 건전성 문제를 감안하면 취지 자체는 틀리지 않다"며 "금리가 올라 기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이호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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