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가 법률 플랫폼 서비스 '로톡'에 맞서 '나의 변호사'라는 자체 법률 플랫폼을 30일 정식 출시한다. 민간 법률 플랫폼 로톡과의 갈등 끝에 변호사단체들도 온라인 홍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변협회관에서 '나의 변호사' 서비스 개시 관련 언론 간담회를 열었다. '나의 변호사'는 변협·서울변회가 공동 개발하고, 전국 14개 지방변호사회가 협력해 출시한 법률 플랫폼 서비스다.
특히 로톡과 비슷한 기능을 하고 있으나, 변호사들로부터 별도의 광고비나 중개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종엽 협회장은 "'나의 변호사'는 공신력 있는 변호사 정보를 제공하는 유일무이한 공익 서비스"라며 "광고비 투자 경쟁을 유도하는 법률 플랫폼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나의 변호사' 4천여 변호사 인력풀, 검증된 정보 장점
그러나 원래부터 무료로 법률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던 법률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플랫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나의 변호사' 의 최대 장점은 정보의 양과 질이다. 변호사들의 무료 등록을 내세우고 있는 '나의 변호사'는 정식· 출시도 전에 4200여명의 변호사가 자기소개를 플랫폼에 등록했다.
이는 로톡 회원수보다 약 2배 가까이 많다. 로톡의 회원수는 한때 3900여명이었으나, 변협이 로톡에 등록한 변호사를 징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2000여명 대로 줄어든 바 있다. 변협은 " 30일 이후에는 더 많은 변호사들이 등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의 변호사에서 더 많은 변호사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신뢰성도 높다. 해당 플랫폼은 변협이 직접 운영하며, 변호사의 경력등 플랫폼에 올라오는 정보는 별도도 증빙자료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변협은 "허위·과장광고가 없어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변호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작위 노출·수임료 비공개...'공급자 위주 플랫폼' 지적도
나의 변호사에서는 지역과 전문 분야, 변호사의 이름을 바탕으로 검색할 수 있다. 서울 서초 지역에서 사기사건 전문 변호사를 찾으면 관련 변호사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이때 노출 순서는 무작위다. 그러나 오히려 무작위 노출이 소비자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로톡은 상세필터를 통해 변호사의 경력, 의사·변리사·세무사 등의 특수자격 여부, 성별, 로펌 내지 전관 경험 등을 지정해서 소비자가 원하는 변호사를 더 자세하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수임료 비공개도 단점으로 꼽힌다. 변협은 "변호사 보수에 대한 기준은 확립돼 있지 않다"며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고, 가격 경쟁을 위한 사이트가 아니다"며 수임료 비공개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변호사들의 이용 후기를 공유할 수 있는 리뷰 기능 등도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비자 편의가 아닌 공급자 위주의 플랫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다른 상품을 선택할 때도 '얼마인지'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는 어떤지'가 소비자 선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며 "단순 경력·승소 등의 정보만으로는 변호사 선택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 "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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