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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험사 AIG가 생명·연금보험 등을 담당하는 사업 부문을 상장한다. 신설 법인 이름은 코어브리지파이낸셜로 기업가치는 200억달러(약 24조39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AIG의 생명보험과 퇴직연금 등을 운용하는 SAFG리타이어먼트서비스가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상장 후 기업명은 코어브리지파이낸셜로 바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이 회사의 주식 거래 티커(종목코드)는 ‘CRBG’다. 피터 자피노 AIG 회장은 성명을 통해 “생명보험과 은퇴자산 사업부를 독립 기업으로 분리하기 위한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신규 상장사의 가치 평가액과 IPO 공모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자산 4110억달러를 운용하는 이 회사의 가치가 2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블랙스톤이 SAFG 지분 9.9%를 22억달러에 매입한 것 등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다. 지난해 AIG의 생명·연금보험 사업부는 전년보다 55% 늘어난 233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주식시장에서 IPO에 나선 기업은 33곳이며 전체 조달 금액은 27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AIG의 생명·연금보험 사업부는 올해 미국 증시에 IPO를 신청한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번 상장을 통해 수년간 진행된 AIG의 구조조정도 마침표를 찍게 됐다. AIG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항공기임대 사업부와 소비자금융 사업부 등을 매각했다. 칼 아이칸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2015년 이후 수차례 AIG에 일반보험 사업부와 생명보험 사업부를 분리하라고 요구했지만 경영진은 통합 운영 방침을 고수해왔다. AIG 경영 방침은 2020년부터 바뀌었다. 수익성이 악화하자 생명보험 부문 분사를 택했다.
이날 AIG는 150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 운용을 블랙록에 맡기겠다고도 발표했다. 보험사와 연기금 등이 외부 자산운용사에 자금 관리를 맡기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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