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는 이번 학기부터 A학점을 50% 이내, A와 B학점을 합친 비율을 90% 이내로 부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020~2021년에는 A학점을 40%나 50% 이내로 하고 B학점 이하는 비율 제한 없이 주도록 했다. 재수강 규정에서도 전공과목에서 성적 취득 상한을 한시적으로 A학점까지 올렸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학기에는 종전 수준인 B+로 내렸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지난 2년간의 성적평가는 수업의 질이 불안정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했던 조치”라며 “다만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는 평가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는 코로나19 이후 절대평가로 유지하던 성적평가 방식을 올해 1학기부터 상대평가 B유형으로 전환했다. A학점을 50% 이내로 부여하고 A와 B학점을 합친 비율을 90% 이내로 제한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A학점 이상 35% 이내, B학점 이상은 누적 70% 이내로 주는 A유형이었다. 중앙대 관계자는 “비대면수업과 대면수업이 병행되고 있어 중간 단계의 상대평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점 인플레가 지나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작년 교육부의 ‘2021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 재학생의 87.5%(A학점 54.7%, B학점 32.8%)가 과목별로 B학점 이상을 받았다. 이는 2019년(71.7%)보다 15.8%포인트 오른 수치다. 환산점수로 80점 이상 취득한 졸업생 비율도 전년 89.9%에서 지난해 91.8%로 1.9%포인트 상승했다. 전문대 역시 지난해 B학점 이상 취득한 재학생 비율이 82.4%(A학점 44.7%, B학점 37.7%)로 높아졌다. 전년 72.2%보다 10.2%포인트 올랐다.
대학들의 학점 퍼주기가 계속되자 기업들 사이에선 “학생들의 성적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기업에서는 이미 학점보다 인턴 같은 직무 경험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 재학생들의 학점이 크게 오르면서 취업이나 대학원 입시 등에서 ‘비(非)코로나 시기’ 대학생들과의 학점 역차별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학점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학업을 경시하고 취업에 필요한 대외활동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캠퍼스에 퍼지기도 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의 움직임에 따라 오는 2학기부터는 상대평가 방식으로 회귀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는 성적평가 방식은 대학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적평가는 대학과 교수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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