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자 새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향후 방역정책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9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미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세부계통인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고, 프랑스·덴마크 등 해외에선 델타와 오미크론의 재조합 변이인 ‘델타크론이 발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델타크론은 발생 건수가 적고 또 다른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새 변이 유행과 면역력 감소 시기가 겹칠 경우 피해가 커질 수도 있어 우려가 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언제든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언급하면서 언제, 얼마나 독한 변이가 또 나타날지에 관심이 모였다. 이날 정 청장이 예시로 든 변이는 ‘델타크론’으로, 지난 9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생 사례를 공식화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진단분석단 검체분석팀이 작성한 ‘주간 건강과 질병’ 자료를 보면 델타크론은 3월13일 기준 세부계통과 발생 지역에 따라 6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대표적인 게 델타 세부계통 AY.4와 오미크론 세부계통 BA.2가 재조합된 변이다. 이외에 지난해 11월~올 2월 사이에 미국에서 두 가지 유형(각 7건, 1건), 호주에서 한 가지 유형(7건)의 델타크론이 확인됐다.
영국에서도 두 가지 다른 유형의 델타크론(각 34건, 3건)이 보고됐다. 브라질(2건)과 태국(76건)에서도 델타크론이 확인됐다고 각국 보건당국이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에선 오미크론 세부계통 BA.1과 BA.2 사이의 재조합 변이가 보고됐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델타크론 등 재조합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름만 보면 델타와 오미크론 특성이 결합돼 위험한 변이로 비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SARS-CoV-2 바이러스는 변이가 잦다”며 “오는 5~6월쯤 새 변이가 등장해 다시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전염력은 빨라지고 중증도는 약화되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왔지만, 델타처럼 전파력·중증도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그 예측이 항상 맞지는 않다”며 “치료제나 백신 등이 변이에 무력해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유행 확산 중에 방역조치를 풀어 규모를 더 키웠던 지난 방역정책 등에 대한 엄밀한 평가를 통해 변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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