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복구하는 모습이 상업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북한이 이르면 다음달 7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28일(현지시간)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에 ‘2021년 12월 이후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상황’ 보고서를 공개하고 “3번 갱도 부근에선 작년 12월부터 차량·인력의 움직임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4·16·23일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일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서 건물 개·보수 및 갱도 굴착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3~2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선 3번 갱도의 새 출입구를 뚫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토사 더미도 볼 수 있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선 행정동 건물을 개·보수하는 움직임도 함께 확인됐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이는 북한이 핵실험장 일부를 복구했거나 복구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위해 3번 갱도 복구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내 3~4번 갱도는 그간 핵실험에 사용된 적이 없다. 풍계리 핵실험장 내엔 모두 4개의 핵실험용 지하갱도가 있는데 1번 갱도는 지난 2006년 제1차 핵실험에 사용된 뒤 폐쇄됐고, 2번 갱도에서만 2017년 9월까지 2~6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2018년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연이은 남북한 및 미·북 정상회담에 나서기에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내 2~4번 갱도를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신 기자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파했다. 대북 관측통들은 당시 북한이 갱도 입구만 폭파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3~4번 갱도는 언제든 복구가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방부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와 관련해 ‘3번 갱도’ 주변에서 최근 복구 활동으로 추정되는 활동이 식별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위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갱도 복구는 1∼2개월 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 검증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 중이라는 설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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