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원청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철거 중 시민 9명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국토교통부의 행정처분 요청에 따라 현대산업개발 의견제출과 청문 등을 거쳐 이 같은 행정처분을 결정했다.
처분 사유는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해 구조물 붕괴원인을 제공한 점, 과도한 살수로 인한 성토층 하중 증가방지 등을 위해 현장에서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반한 점 등이다. 당시 사고로 붕괴물 잔해가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사망 8명, 부상 8명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행정처분을 받은 8개월 동안 입찰 참가 등 건설사업자로서 행하는 영업활동이 금지된다. 다만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 가능하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거나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를 끼친 경우’ 영업정지 8개월을 처분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국토부와 관할 구청인 광주 동구청이 지난해 9월 사업자 등록 관청인 서울시와 영등포구에 철거 공사 원청사인 현대산업개발과 하도급 업체인 한솔기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행정 처분해 달라고 각각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추후 영업정지 기간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부실시공’과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을 시에 요청했다”며 “이번 처분은 부실시공 혐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하도급업체인 한솔기업의 등록 관청인 영등포구의 처분 후 결정할 계획이다.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처분이 나오면 이번 8개월 영업정지에 가산된다.
서울시는 또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선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전담조직을 구성해 6개월 이내 등록말소 등을 포함한 강한 처분을 검토할 방침이다. 당시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던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선 구조물과 외벽이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국토부는 지난 28일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등 법이 정한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시는 6개월 이내 행정절차를 신속 진행할 계획이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부실 시공으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하는 건철업체엔 엄격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잘못된 현장 관행도 적극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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