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ETN을 추가 발행한 게 ETN 시장 전체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N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로 이 기간 98.67% 폭등했다. 뒤이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 혼합 ETF(H)’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97.00%, 96.11%에 달한다.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기도 ETN 시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ETF와 ETN은 대체재이자 보완재 관계다. 후발주자 ETN은 원자재와 레버리지·인버스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노렸다. 금융당국이 ETN 도입 당시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는 ETF 몫으로 제한한 것도 ETN이 원자재 상품에 쏠린 배경이다.
상품 구성 관련 규제가 ETF보다 유연한 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예컨대 ETN은 최소 분산 규정이 5종목이다. 해외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만으로 구성할 때는 3종목만으로도 가능하다. 빠르게 핫한 테마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다. ETF는 최소 10개 종목 이상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바꿔 말하면 ETF보다 분산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위험이 더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ETN에 고위험 상품만 있는 건 아니다. 2017년 한국투자증권이 처음 선보인 ‘메가 히트 상품’ 양매도 ETN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있을 때 수익을 내는 데 특화된 상품이다. 매월 옵션 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 매도하는 방식으로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추구한다.
원자재·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위주인 만큼 ETN 시장의 변동성도 크다. 원자재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ETN으로 ‘불개미’들이 모여들자 금융당국은 투자 경고를 냈다. 이달 대신증권의 ‘곱버스(-2배)’ 니켈 ETN은 니켈 선물 가격 급등에 기초지수 가치가 0으로 떨어져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ETN 시장의 지속 성장을 전망한다. ETN 시장에 뛰어드는 증권사도 2014년 6곳에서 현재 9곳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김연추 미래에셋증권 파생부문 대표는 “ETN은 ETF 대비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공격적으로 발굴해왔다”며 “ETF를 비롯한 패시브 투자 시장 성장세와 더불어 ETN 시장의 성장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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