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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 정부 임기 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난색을 보이는 기획재정부를 향해 “의지와 성의를 갖고 추경안을 보고하라”고 압박했다. 인수위는 기재부 관료 출신인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를 앞세워 기재부와 이견 조율에 들어갔다. 여야 원내지도부까지 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데 뜻을 모으면서 기재부는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인수위 측에서 기재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추경이 윤석열 당선인의 1호 공약인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취임 직후 코로나 손실 지원에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당선인 말대로 지원이 이뤄지려면 윤 당선인 취임(5월 10일) 전인 다음달 내에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인수위는 당초 기재부와의 협의를 진행한 최상목 간사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후 지난 주말 복귀한 추경호 간사를 투입했다. 기재부 차관을 지낸 최 간사와 추 간사가 기재부와의 매끄러운 협의를 끌어낼 것이란 기대다. 인수위 관계자는 “세출 구조조정 부문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많이 좁혀졌다”며 “기재부의 자세 전환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수위와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은 대선 기간 여야 후보 모두의 공약이었는데, 기재부가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홍 부총리가 버티고 있는 것은 인수위 측이 요구하는 50조원 규모 재원을 지출 구조조정 등으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수위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한 33조원 규모 ‘한국판 뉴딜’ 예산은 이른바 문재인표 예산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결국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게 기재부 측 시각이다. 하지만 적자국채를 발행하면 국가채무 증가는 물론 금리 인상을 앞둔 상황에서 치솟는 물가를 더 자극할 우려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 재정 건전성에 신경 쓰고 있는 것도 홍 부총리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야 모두 추경 편성에 힘을 실으면서 기재부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30조원 안팎의 ‘절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50조원은 많아 보이고 대략 30조원 전·후면 부족하기는 하지만 필요 금액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조미현/김소현/성상훈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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