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경제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경제안보’에 대해 “경제 안보라는 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굉장히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산업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윤 당선인의 ‘총리-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등의 경제 원팀 구상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앞서 총리 인선 기준에 대해 “경제 드림팀을 만들어줄 분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정책 논의 과정에선 청와대-기획재정부 혹은 부처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더라도, 과거처럼 집행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건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총요소생산성을 크게 깎아먹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여야 협치에 대해서는 “총리가 최대한 야당과 열심히 소통하고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는 것만이 여소야대를 돌파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지금도 민주당 인사들과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한 전 총리가 검증된 ‘경제 인사’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전 총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경제수석비서관·경제 부총리·국무총리 등 요직을 모두 거친 엘리트 경제 관료다. 윤 당선인 측은 능력 면에서는 이미 검증된 인사라고 보고 있다. 윤 당선인이 중시하고 있는 대미 외교 등에 전문성이 있는 미국통이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 한국대사를 지냈다. 윤 당선인은 이 당시 검사로서 한 전 총리를 만난 적도 있다. 또 온화한 성격으로 주위의 평이 좋고, 조직 장악력 역시 높다는 평가다.
과거 진보 정부에서 일했고, 호남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만한 ‘카드’라는 점도 고려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총리를 지낸 인사를 만약 더불어민주당에서 반대한다면 과거를 부정하는 일”이라며 “호남 인사이기에 호남 지역의 지지도 있을 텐데, 민주당이 정면으로 비토를 놓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후보군에 포함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막판 총리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 역시 남아 있다. 임 전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총리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거친 엘리트 경제 관료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호남 인사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 측이 경제 관료 출신 후보를 찾는 과정에서 많은 정치인·전직 관료들이 임 전 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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