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에 베팅'…삼성그룹펀드 일주일새 1100억 '뭉칫돈'

입력 2022-04-01 15:41   수정 2022-04-01 18:20


주춤하던 삼성그룹펀드에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6만전자’로 주저앉은 삼성전자가 바닥을 딛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펀드로 최근 일주일 새 11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간 같은 펀드 분류군에서 순유입된 자금이 493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다. 지난 일주일 새 삼성그룹을 제외한 ‘기타그룹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3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특히 집중된 곳은 KODEX삼성그룹 상장지수펀드(ETF)다. 이 ETF는 삼성그룹 내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다.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전자, 삼성SDI가 45%가량 담겨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1.32%), 삼성물산(8.55%), 삼성전기(6.95%) 등도 비중이 높은 종목에 속한다.

KODEX삼성그룹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65%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2% 가량 추락했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주춤한 탓에 수익률 부진은 피할 수 없었지만 하락장에서 선방한 셈이다. 지난 한 해 수익률도 ETF가 앞섰다. 삼성전자의 작년 수익률은 3.3%에 불과했지만 KODEX삼성그룹 ETF는 1.84%로 플러스(+) 수익을 냈다. 작년보다 증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상태에서 수익률 방어에 효과적인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셈이다.

최근 ETF 뿐만 아니라 7만원선을 깨고 6만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3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저점매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분가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대한 우려보다는 파운드리 수율, 갤럭시S22의 GOS 이슈 부각 등이 주가에 부정적으로 반영됐다”며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이슈를 타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형성된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우려는 많이 반영, 그러나 다른 주식이 더 매력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악재가 많이 반영된 듯 보이지만, 주가의 상대 매력도가 약한 상태”라며 삼성전자에 비해 DB하이텍, SK하이닉스 등이 더욱 매력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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